코모 인터뷰는 영국에서 일자리를 어떻게 구했는지, 어떤 점이 어려웠는지, 취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영국에서의 성공적인 취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간단한 자기소개와 영국에 오게 된 계기를 이야기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이은솔입니다. 2017년 5월, 워홀 비자로 왔으며, 프리랜서 통번역, 런던한국영화제 필름 코디네이터 일을 거쳐, 현재 Compelo라는 회사에서 event sales 업무를 9개월 째 하고 있습니다. 정부지원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뉴욕에서 약 1년 8개월 간 살아보는 경험을 해본 후, ‘인생은 짧을 지, 길 지 알 수 없는데 한 국가에서만 평생을 사는 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아니면 못 간다는 생각으로 또 다시 해외살이를 생각하고 있던 중, 조건 없이 2년 살이를 허용해주는 유일한 워홀 국가가 영국임을 알게 되어 워홀로 왔습니다.
2.
영국에서 일자리를 구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점과 그걸 극복한 노하우를 공유해주세요.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지도 모른 채 무작정 구직을 시작했던 것, 그리고 ‘과연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하고 제 자신을 의심했던 태도 등이 제 구직과정을 더욱 힘들게 했네요. 이렇게 생겨난 막막함 때문에 처음 1-2개월은 구직활동을 시작조차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점점 시간은 흐르고 이대로 아무것도 못한 채 귀국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경험들 역시 어느 시점까지는 해본 적 없던 일들이었는데… 직접 부딪혀 경험하면서 결국 내 것이 된 것들 아닌가?’.
그때부터 이전에 한 경험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어 보이는 일, 한국인을 뽑는 일 등 저와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는 일이 보이면 일단 지원부터 하고 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때론 ‘이 일은 정말 내가 할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기도 했지만, 그 일을 진짜 할 수 있을 지, 없을 지는 일단 붙고 나서 생각해도 되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지원, 또 지원했네요. 그 결과 이전에 생각해보지 못했던, 해본 적 없던 일을 영국에 와서 새롭게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3.
현재 계신 직업군을 목표로 하는 분들이 꼭 알아야 할 점과 미리 준비하면 좋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세일즈 관련 경험이 많으면 물론 좋겠지만, 사람을 상대한 경험이라면 어떤 경험이든지 쌓으시길 바래요. 제가 하고 있는 이벤트 세일즈 업무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들과 전화 통화로만 새로운 비즈니스 관계를 구축하고, 기존의 관계를 유지하는 일입니다.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을 설득하여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려면 자신감 있는 스피치가 아주 중요해요. 사람을 상대한 경험이 많을 수록 얼굴을 직접 마주 보고 피칭을 하든, 전화 통화로만 피칭을 하든,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업무를 해낼 수 있겠지요. 저의 경우, 과거 길거리에서 노점을 했던 경험, 마트에서 매대 판매를 했던 경험, 전시회/박람회 등에서 통역을 했던 경험 등 다양한 사람을 상대했던 경험 덕에 현재 업무를 자신감 있게 해낼 수 있었네요.
4.
영국에서 일하는 것이 앞으로 커리어 발전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전 세계 다양한 인재들이 몰려와 공부하고 일을 하는 나라인 만큼, 조금만 둘러봐도 많은 기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곳에서 일하다 보면 그런 기회를 접하고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지 않을까요? 특히, 다양한 분야의 네트워킹 행사를 틈틈이 찾아 참석해 보시면 생각치 못했던 사람을 만나거나 기회를 얻게 될 확률이 더 높아질 거에요. 저 역시 Eventbrite나 Meetup 등을 통해 참가했던 행사 덕분에 이전엔 생각치 못했던 분야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이런 행사에서 만난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하다가 분야 관련 경험을 쌓아보는 기회도 얻었거든요.
5.
영국에서 일할 때 재밌었던 에피소드 하나만 얘기해주세요.
영국인, 한국인, 폴란드인, 인도인, 세르비안인 등 팀에 다양한 국적의 팀원들이 있다 보니 한 동료가 포틀락 파티를 해보자고 제안한 적이 있어요. 각자 각국의 음식을 만들어 와서 나눠 먹었는데, 너무 즐거웠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이렇게 글로벌한 환경에서 일을 하고 각국의 음식을 나눠 먹는 경험이 흔한 건 아니잖아요. 그때 기억이 너무 좋았어서 또 한 번 포틀락 파티를 해보고 싶네요!
6.
언제 가장 한국에 돌아가고 싶으셨나요?
첫번째 구직에 3개월, 두번째 구직에 6개월이 소요되었을 때 정말 죽고 싶을 만큼 제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져서 나중에는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었네요. 구직기간이 길어질 수록 이곳에서의 제 자신이 루저처럼 느껴지기까지 해서 견딜 수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당시 구인공고를 볼 때마다 ‘내 영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출중한가?’, ‘내가 이 일을 수행할 수 있을까?’, ‘난 관련 경력이 없는데 뽑힐 수 있을까?’ 등 생각이 정말 많았기에 지원을 정말 적게 했어요. 그 때문에 구직에 시간이 더 오래 소요되었고요. 하지만 이 경험 덕분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네요. 다시 구직을 한다면 생각보다는 지원에 더 집중할 거에요!
7.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기회가 된다면 다른 종류의 영업 업무도 경험해보고 싶어요. 현재는 이벤트 세일즈를 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세일즈 같은 것도 경험해보고 싶네요. 당분간은 영국에서 거주하며 커리어를 이어나갈 듯 합니다!
8.
취업을 원하는 분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드려요.
도움이 안 되는 일은 없습니다. 설사 지금 당장 딱히 커리어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아 보이는 일을 하고 계실 지라도 또는 그런 일을 시작하는 단계에 계실 지라도 나중에는 그 일 경험 덕분에 좋은 기회를 얻을 수도 있어요. 아르바이트든, 봉사활동이든, 대외활동이든, 가리지 마시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다들 구직 화이팅, 영국 생활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