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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균 London Grind Supervis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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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모 인터뷰는 영국에서 일자리를 어떻게 구했는지, 어떤 점이 어려웠는지, 취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영국에서의 성공적인 취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간단한 자기소개와 영국에 오게 된 계기를 이야기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자기소개라는 항목을 채워나가는 거 같네요. 영국 온 지는 1년 10개월 정도 되었고 이제 11월이면 한국으로 떠날 예정인 김민균입니다.
글쎄요 처음 런던에 온 이유라면 사실 돌이켜보면 한국에서의 20대 생활은 그리 여유 있거나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마음대로 하지 못했어요.
대학-군대-취업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투자할 기회가 없었어요. 그래서인 거 같아요. 영국워홀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남 신경 쓰지 않고 하기 위해서 그리고 내가 영국워홀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인생의 소중한 경험을 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2.
국에서 일자리를 구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점과 그걸 극복한 노하우를 공유해주세요.
제 영국 생활의 첫 일자리는 한인 마트였어요. 같은 플랏에 살던 분이 소개해주셨는데 사실 처음 런던에 왔을 때 다짐했던 게 한인 잡은 하지 말자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당시에 어학원도 같이 다니고 있었고 오전엔 어학원을 가야 했고 아직 익숙지 않는 영어와 문화 때문에 한인 잡을 시작하게 되었고 여기서 소중한 인연들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아무리 한인잡이라한들 주 손님은 영어 문화권의 손님들이었기에 영어를 쓰는 빈도가 높았고 그날그날 어학원에서 배운 영어들을 활용하기에 아주 좋은 기회였음은 틀림없었죠.
그렇게 6개월을 한인 마트에서 일을 하였고 어학원을 다닐 때 항상 가던 카페가 있었는데 주문을 할 때면 틜 옆에 Hate your job? Join us 라는 팻말이 항상 보였어요. 그 카페가 지금 제가 일하는 Grind였고 한인마트에서 일한 지 6개월 후 London Grind로 이직을 했어요.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CV를 돌린 게 아니라 Grind 인스타에 올라온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을 하였고 면접 일정이 잡혀 본사에서 본사 인사 담당자와 면접을 봤는데 당시에 웨이터로 지원을 했음에도 부족한 영어 능력 때문에 Barback 으로 트라이얼을 봤어요. Barback 이란 말이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Bar 뒤에서 일어나는 모든 자질구레한 일을 처리하는 일이에요 쉽게 말하면 잡부? 같은 느낌이랄까요 같이 트라이얼을 본 영국인과 8명의 다른 지원자 중에 제가 최종 합격하였고 그 후 6개월을 Barback으로 일을 했어요.
뭐 제 자랑일 수 있지만 입사하고 두 달 만에 전 매장 전 직원이 참석하는 GrindFest 파티에서 Best New employee 상을 대표님에게 받았고 그 후에 한 달 후 Head of Barback 으로 진급했어요. 뭐 그땐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내가 영어가 안되니 부족한 부분은 일로써 채우자 라는 마인드로 정말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해냈는지 모를 정도로 열심히 일했어요. 절대 지각하지 않았고 다쳐서 피가 흘러도 블루테이프로 칭칭 감고 아픈 티 안 내고 일하고 바텐더들이 지금 뭐가 필요하고 뭘 해줘야 서비스가 원활하게 돌아갈지 항상 주시하였고 그날그날 출근하면 내가 준비해야할 Pre-made syrup 들을 체크리스트 처럼 목록을 만들어놓고 퇴근 전에 다 만들어 놓고 그 와중에 수십 박스가 넘게 들어오는 딜리버리를 받고 잔 설거지하고 짬 나면 백 스테이션에서 나와 다른 친구들 도와주고.. 그렇게 연말이 되니 Employee of year를 받았어요. 그 당시 제 시급이 플로어 매니저급으로 올라갔고 (물론 저와 GM만 알게..) 올해 1월 저보다 먼저 들어온 Barback 들 다 재치고 Bartender가 되었습니다.. ㅎㅎ
글이 좀 장황해졌는데 일자리를 구할 때 어려운 점은 사실 어떤 잡이든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런던에서 일을 구하는 건 정말 쉬워요. 빅토리아 스테이션만 가더라도 프렛 채용센터가 있고 그게 아니라도 각종 프랜차이즈들 웹사이트만 들어가 보더라도 채용 공고가 항시 떠 있어요. 그게 아니라면 돌아다니면서 CV만 돌려도 잡은 금방 구해요. 정말 일자리를 구한다는 압박감은 가지실 필요가 없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그 후에 일어나는 일들이 더 어려워요. 내가 일하면서 부족한 영어 실력에서 오는 공백을 채울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해요 저 같은 경우엔 단 1분도 지각하지 않았고 아파도 일을 했고 아프지 않았고 항상 Yes를 외쳤어요.
그리고 내 현재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Next step으로 가기 위해 항상 노력했어요. 바백으로 있으면서 바텐더들이 하는 걸 항상 봤어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를요. 지금은 바 수퍼바이저로 승진해서 매장 내 서열로 따지면 3~4위 정도 돼요 GM – AGM – BM – 다음이 BS로 바로 저예요 ㅎㅎ
그리고 매장 내에 모든 일을 다 해봤기 때문에 무슨 일이 생기면 다들 저부터 찾아요 웨이터였고 바백이었고 바텐더였기에 매장에서 하는 모든 일을 다 해봤거든요 틸이 고장 났다 그럼 제가 고치고 화장실 수압이 약하다 제가 고치고 냉장고가 고장 났다 제가 고치고 제빙기가 안 된다 제가 고치고 건물 리셉션에서 어떤 요청이 들어온다. 그럼 제가 가서 얘기하고 ㅎㅎ요즘엔 같이 일하다가 다른 곳으로 이직한 매니저급 친구들한태 연락도 많이 와요 자기가 일하는 곳에 바 매니저 자리가 비었는데 올 수 있냐.. 바텐더 자리가 비는데 와서 일하자..등등…
더 장황해졌네요…..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부족한 게 있으면 그걸 채울 무언가를 만들어나가세요. 어디서든 한국인처럼 일하면 누구든 좋아합니다.
3.
현재 계신 직업군을 목표로 하는 분들이 꼭 알아야 할 점과 미리 준비하면 좋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바 수퍼바이저로 있어요.
그전엔 바텐더였고 그 전엔 바백이었어요. 음…..이런 말씀을 드리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제가 바백이나 바텐더 공고를 KOMO에 올렸을 당시 많은 분이 지원해주셨어요. 근데 알아두셔야 할 건 런던의 바텐더 잡은 절대적으로 경력이 필요해요.더군다나 칵테일 바의 바텐더는 기본 6개월 이상의 바텐더 경력을 요구하고 이 마저도 트라이얼을 통해 검증을 하고 조금이라도 모자라면 채용을 하지 않아요.정말 작은 바가 아니고서야 동시간에 최소 2~3명의 바텐더가 같이 일하는데 서로 간의 합이 굉장히 중요해요. 저도 마찬가지로 로타가 나오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누구랑 같이 일하는지를 먼저 찾아봐요. 저와 함께 일하는 바텐더만 6명인데 그중에 저와 정말 손발 잘 맞고 합이 잘 맞는 바텐더와 일하면 그날은 정말 아무리 바쁘고 정신없어도 절대 티켓이 밀리지 않아요.이 말은 신입으로 바텐더를 뽑지 않는 이유가 돼요. 바쁜 와중에 트레이닝을 시킬 여유가 없다는 거죠.
한국에서 주조자격증을 따온다 한들 그게 먹히지 않아요. 왜냐 그건 한국의 칵테일을 배워온 거고 여기서는 다르니까요! 각 나라별로 바의 분위기가 있어요. 대표적으로 한국의 바 문화는 일본식 클래식 바 문화와 아주 비슷해서 런던이나 뉴욕과 같은 바 문화와는 정말 달라야 그렇기 때문에 다른 문화와 다른 분위기에서 일하던 바텐더와 함께 일하면 당연히 힘들겠죠.
런던에서 바텐더로서 칵테일 바텐더가 되고자 하신다면 절대로 신입 지원은 하지 마세요. 채용도 거의 안될 거에요 99% 확률로….
처음 시작은 바백으로 시작하셔야해요. 바백으로 있으면서 딜리버리를 받고 딜리버리도 그냥 술병을 받는 게 아니라 진 종류에는 어떤 게 있고 보드카는 어떤 게 있고 와인은 무엇이 있으며 우리 매장에는 이 스피릿을 주로 쓰고 하우스로는 뭘 쓰고 뭐 이런 기초 팁을 배울 수 있어요. 그러면서 시럽도 만들고 바 뒤에서 바텐더들 서포팅해 주면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배워가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바텐더가 될 수 없어요.
제가 Grind에서 일하면서 만들어본 칵테일 종류만 시즌마다 바뀌는 정규 메뉴들 + 손님 요청까지 다 해서 거진 200가지가 넘는 칵테일을 만들어 본 거 같은데 자신 있게 말씀 드리자면 그 모든 레시피를 다 기억하고 있어요.
말로 혹은 머릿속엔 없지만, 몸이 기억하고 있어요. 저도 손님이 에스프레소 마티니 어떻게 만드냐고 갑자기 물어보면 말이 안 나오고 손이 먼저 보드카를 집어요. 그 정도로 숙련되어야 해요.
우리가 생각하는바 처럼 고객과 소통하면서 클래식한 분위기에서 우아한 쉐이킹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그런 곳은 프로퍼 바로 기본 바 수퍼바이저급 혹은 바 매니저급 바텐더들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바에 진열된 모든 스피릿과 리큐어, 비터, 시럽, 와인들의 향과 맛, 어울림을 다 알고 있어야지만 바텐더가 될 수 있어요.
만약 런던에서 바텐더로서 일하고자 하신다면 바백으로 시작하시되 절대 쉽지 않아요. 정말정말정말 상상 이상으로 힘들어요. 여름엔 찬물을 병째 들이키면서 일을 하지 않으면 탈수가 와서 핑 돌 정도로 힘들게 일했어요.. 정말 힘들어요….
4.
영국에서 일하는 것이 앞으로 커리어 발전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글쎄요 제가 만약 바텐더로서도 진로를 잡고 간다면 여기서의 바텐더 경력이 정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귀국을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당장 한국에 들어갔을 때 영국에 오기 전 했던 일을 다시 할지..아니면 다른 일을 할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바텐더로서 가고자 한다면 아주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5.
영어공부는 어떻게 하셨나요? 영어가 업무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나요?
어학원 3개월을 다녔고 그 이후에는 일하면서 늘었어요. 당연히 영어가 제가 하는 일에 100% 영향을 미치고 영어 때문에 힘든 점도 많았지만, 그로 인해 영어가 확실히 많이 늘었어요. 사실 지금도 제가 이 글을 쓰면서 앞뒤 문맥이 안 맞거나 순간순간 단어나 문장 구성이 떠오르지 않는 순간이 종종 있을 정도로 영어가 편해지긴 했어요.
6.
영국에서 일할 때 재밌었던 에피소드 하나만 얘기해주세요.
앞서 말씀드린 거에 의도치 않게 다 적긴 했는데…재밌었던 에피소드라면.. 정말 열심히 일하다 보니까 이직 콜이 너무 많이 온다는 점? 그리고… 글쎄요 아! 바에서 일하다 보니까 의도치 않게 술을 많이 먹게 돼요그렇다고 뭐 손님 한잔 나 한잔 짠! 하고 마시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 맛을 봐야 하거든요 그렇게 한두 방울 씩 먹다 보면 나중엔 살짝 알뜰해져요 ㅎㅎ어떨 땐 정말 바쁘다 싶으면 테킬라 샷 한 잔씩 아니면 와인 한잔 옆에 두고 일하는 일이 있는데 그렇게 필 받아서 바텐더들끼리 계속 마시다 보면 나중엔 다들 업되서 소리 지르면서 일해요. ㅎㅎ
그 외에도 일하는 친구들이랑 같이 놀러 나가거나 파티 가고 어울려 놀고 웃고 떠드는 그 순간들이 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되고 추억이 되는 것 같아요.
7.
영국에서 취업을 원하는 분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드려요.
많은 분들이 이미 아시겠지만 정말 힘들어요. 정말정말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 상상 이상으로 어려울 거에요 쉬운 일은 없을 거예요 죄송해요.. 말 통하고 20년 넘게 살아온 한국도 그렇게 힘들었는데말 안 통하고 생판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다른 문화권에서 일하는 건 정말 쉬운 게 아니에요.
8.
언제 가장 한국에 돌아가고 싶으셨나요?
아플 때…
내 옆에 아무도 없을 때..
배고픈데 엄마가 해준 밥 먹고 싶을 때…
9.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음…. 남은 두 달 동안 그동안 못했던 런던을 즐기려고요 ㅎㅎ 오늘 문득 센트럴에 나갈 일이 있어서 잠시 다녀왔는데 2년이나 돼가는 시간 동안 런던아이를 안타봣더라구요 이런 것처럼 그동안 내가 무심결에 지나쳤던 소소한 것들을 해보려고요! ㅎㅎ